VAYL

게이 귀에 꽂히는 음악들: 2026 퀴어 플레이리스트 가이드

배인의 Born This Way부터 채플 론, 홀랜드까지. 클럽에서 틀어야 할 음악, 새벽에 혼자 듣는 음악 — 게이 남성의 귀를 위한 플레이리스트 완전 가이드예요.

게이 귀에 꽂히는 음악들: 2026 퀴어 플레이리스트 가이드

그 노래가 틀어졌을 때

2025년 4월, LA 공연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든 한 아이돌이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를 불렀어요. 저스트비(JUST B)의 배인이었어요. 현역 국내 남성 아이돌 중 최초의 커밍아웃 순간이었고, 홍석천의 2000년 커밍아웃 이후 25년 만의 일이었어요.

공연을 직접 본 사람도, 영상으로 본 사람도 — 그 순간 뭔가 특별했다고 느꼈을 거예요. 왜 하필 'Born This Way'였을까요? 그냥 유명한 팝송이어서? 아니에요. 그 노래는 수십 년 동안 게이 커뮤니티의 앤썸이었어요. 배인은 그 맥락을 알고 선택했던 거예요.

음악은 게이 커뮤니티와 특별한 관계가 있어요. 어떤 노래들은 단순한 히트곡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 된 음악들이에요. 이 글에서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저스트비 배인 JUST ODD 앨범 컨셉 포토

배인이 선택한 노래

배인은 커밍아웃 직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고백으로 인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수 있다." 10대 시절부터 자신이 게이임을 알았지만 아이돌 활동이 불가능할까봐 숨겨왔다고도 했고요.

멤버 시우는 무대 뒤에서 보다가 눈물이 났다고 했어요. 소속사인 블루닷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어요. 침묵이었지만, 배인의 커밍아웃은 이미 일어난 일이었고 세상은 알게 됐어요.

글로벌 팬들은 '#ProudOfBAIN' 해시태그로 응답했어요. 국내에서도 응원이 더 많았어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그날 공연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배인이 선택한 그 노래 — 'Born This Way'는 단지 유명한 곡이어서 선택된 게 아니에요.

게이 아이콘 음악의 의미

왜 어떤 노래들은 게이 커뮤니티의 앤썸이 되는 걸까요? 공식적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에요. 커뮤니티가 스스로 선택하는 거예요.

가사가 정체성에 대한 긍정을 담고 있거나, 아티스트가 오랫동안 소수자 편에 섰거나, 또는 클럽에서 틀어졌을 때 모두가 함께 소리 지르며 부를 수 있는 에너지가 있거나 — 이런 요소들이 모이면 "우리의 노래"가 돼요.

Lady Gaga의 'Born This Way'(2011)는 그중에서도 가장 명시적이에요. "I was born this way"라는 문장을 직접적으로 반복하는 곡이에요. 배인이 그 무대에서 이 노래를 선택한 건 우연이 아니에요.

Kylie Minogue의 'Can't Get You Out of My Head'는 2001년에 나온 곡인데 지금도 클럽에서 틀면 반응이 달라요. 2023년에 발표한 'Padam Padam'도 마찬가지예요. 60년대 생 아이콘이 2023년에 또 다른 앤썸을 만들어냈다는 게 대단한 일이에요.

Cher의 'Believe'(1998)는 보코더 사용으로 유명한데, 하우스 뮤직에 팝을 접목한 선구적인 곡이에요. 지금도 클럽에서 살아있어요.

Madonna는 'Vogue'(1990) 하나만으로도 충분해요. 볼룸 문화를 메인스트림에 소개한 곡이고, 그 볼룸 문화의 주인공들은 퀴어 흑인과 라틴계 커뮤니티였어요.

Whitney HoustonMariah Carey는 게이 바의 클래식이에요. 가창력에 대한 사랑, 감정의 과잉 — 이 두 가지가 게이 커뮤니티의 미학과 잘 맞아요.

노란색과 핑크 컬러의 바이닐 레코드 플랫레이

지금 듣는 글로벌 퀴어팝

2025년은 퀴어팝 입장에서 특별한 해였어요.

Chappell Roan이 2025년 2월 그래미 신인상을 받았어요. 'Pink Pony Club'과 'Good Luck, Babe!'는 이미 퀴어 커뮤니티의 앤썸이 된 상태였고, 그래미 무대에서 그걸 확인한 거예요. 'Pink Pony Club'은 가사 자체가 퀴어 안전공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사람의 이야기.

Billie Eilish도 퀴어 아이덴티티를 공개적으로 밝힌 아티스트예요. 2025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7개 부문을 가져갔어요.

이 두 아티스트가 동시에 메인스트림 정점에 있다는 건, 퀴어 음악이 더 이상 "특수한 장르"가 아니라는 신호예요.

Troye Sivan은 조금 다른 위치에 있어요. 명시적으로 게이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Rush', 'One Of Your Girls' 같은 곡들은 게이 남성의 경험을 직접 담고 있어요. 글로벌 퀴어팝과 K-pop 팬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특히 인기가 높아요.

한국 퀴어 아티스트들

**홀랜드(Holland)**는 2018년 이미 커밍아웃한 상태로 K-pop 씬에 데뷔한 첫 아티스트예요. 첫 뮤직비디오 'Neverland'는 동성애자 청년의 자아 수용을 다뤘고, 당시 많은 반향을 일으켰어요. 지금도 꾸준히 활동 중이에요.

홍석천은 2000년 커밍아웃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도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선배예요. 2025년에는 유튜브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을 진행하면서 게이 크리에이터와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배인. 2025년 4월 LA에서 시작된 이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일단 일어났어요.

클럽에서 틀어야 할 음악

DJ 믹서를 조작하는 손 클로즈업, 녹색 조명

이태원 게이 클럽들의 주류는 하우스 뮤직과 EDM, 팝 리믹스예요. 새벽이 깊어질수록 하우스 비율이 높아지는 패턴이 있고요.

클럽 가기 전에 분위기 맞추는 음악을 따로 골라두는 게 좋아요. 준비 음악과 실제 클럽 음악이 다를 수 있거든요. 집에서 지나치게 기분이 달아오르면 클럽에 도착했을 때 이미 피크가 지난 상태가 될 수도 있어요.

클럽 나가기 전 워밍업:

  • Kylie Minogue — 'Padam Padam', 'Can't Get You Out of My Head'
  • Years & Years — 'King', 'Hallucination'
  • Dua Lipa — 'Physical', 'Levitating'

클럽 피크 타임:

  • Lady Gaga — 'Telephone', 'Just Dance'
  • Beyoncé — 'CUFF IT', 'ALIEN SUPERSTAR'
  • Cher — 'Believe' (리믹스 버전)

집에서 듣는 음악

클럽 음악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혼자 이어폰 꽂고 듣는 음악들도 있어요.

기분 올려야 할 때:

  • Chappell Roan — 'Pink Pony Club', 'Good Luck, Babe!'
  • Troye Sivan — 'Rush', 'Easy'

감성적인 날:

  • Sam Smith — 'Stay With Me', 'I'm Not the Only One'
  • Frank Ocean — 'Thinking Bout You', 'Nights'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날:

  • Lady Gaga — 'Born This Way'
  • Whitney Houston — 'I Wanna Dance with Somebody'

스포티파이로 바로 시작하기

직접 찾아서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들이에요. 다 사용자 생성 플레이리스트라 업데이트될 수 있는데, 출발점으로는 충분해요.

  • LGBT kpop songs — K-pop 중심, 78곡
  • Gay Hits of the 2020s — 2020년대 퀴어팝 401곡
  • Queer Pop - gay pop songs — 133곡 큐레이션
  • Kpop songs you'd hear playing at a gay club — 클럽 무드 136곡

스포티파이에서 "queer playlist", "gay pop"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이 나와요.

음악이 하는 일

게이 커뮤니티에서 음악이 가진 역할은 좀 특별해요. 정체성을 숨겨야 했던 시절, 클럽의 음악은 안전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었어요. "이 노래는 우리 것"이라는 감각이 공동체를 만들었고요.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메인스트림에서 퀴어 아티스트들이 상을 받고, 현역 아이돌이 커밍아웃하는 시대가 됐어요. 음악이 앞서가는 경우가 많아요. 법보다, 사회 분위기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이어폰 꽂고 어떤 노래를 들을지는 완전히 자유예요. 하지만 그 노래들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불렀는지 알면 조금 더 풍부하게 들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