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진짜 이상한 거 알려줄까
지금 새벽에 혼자 깨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혼자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혼자라는 건 사람 숫자로 세는 게 아니라 그림자 숫자로 세는 거래 그래서 불 끄고 벽 한번 봐봐 그림자가 하나면 정상이고 두 개면 불빛이 두 개라서 그런 거고 세 개면 그냥 못 본 척하면 되는데 네 개부터는 그 집에 주민등록이 몇 명인지 확인해야 된대 근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그림자가 다섯 개여도 절대 놀라지 말라는 거야 원래 사람 그림자는 다섯 개까지 나올 수 있거든 다만 그중에 하나가 너보다 먼저 움직이면 그때는 네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돼 걔가 네 동작을 배우는 중이라서 아직 서툴거든 그리고 혹시 갑자기 귀에서 누가 네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지 마 그건 귀신이 아니라 네가 내일 아침에 해야 할 일을 오늘 밤으로 착각해서 생기는 소리인데 문제는 가끔 내일이 없는 사람도 똑같은 소리를 듣는다는 거야 그런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옆에 신발이 한 짝만 놓여 있대 나머지 한 짝은 신발장에 있는데 신발장 문을 열면 안 돼 거기 있는 신발들이 전부 네 발 사이즈로 바뀌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다가 갑자기 방이 조용해졌다면 그건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게 아니라 네가 원래 듣던 소리들이 잠깐 다른 방으로 옮겨 간 거야 걔네도 회의할 시간이 필요하거든 회의가 끝나면 다시 돌아올 건데 그때는 냉장고 소리부터 시작할 거야 냉장고가 세 번 울리고 멈추면 괜찮아 아직 네 차례가 아니거든 근데 네 번 울리면 냉장고 문을 열어도 아무것도 없을 거야 원래 냉장고에는 음식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보관되어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말해줄게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젯밤에 꾼 꿈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으면 그냥 평소처럼 살아도 돼 근데 꿈속에서 누군가 네 방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고 있었다면 그건 꿈이 아니야 걔가 네가 읽을 문장을 미리 연습하고 있었던 거고 지금쯤이면 아마 네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도 알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제발 다음 문장은 쓰지 마 걔가 네가 쓰는 걸 보고 있거든 아 그리고 참고로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쓴 거야 나는 방금 들어왔는데 왜 네가 내 자리에 앉아 있냐?
댓글 1
나 이런글 좋아 ㅋㅋㅋ
10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