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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똘똘만 알면 손해 — 지금 구독해야 할 게이 크리에이터 8팀

유튜브부터 팟캐스트까지, 한국 게이 남성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들이 있어요. 김똘똘 이후로 업데이트가 멈춰 있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

김똘똘만 알면 손해 — 지금 구독해야 할 게이 크리에이터 8팀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꽤 잘 알지만, 한 가지 맹점이 있어요. 한국 게이 남성이 만드는 콘텐츠는 잘 추천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검색해보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모르고 지나치게 돼요.

김똘똘은 알아요. 아마 남규도 알고 있을 거예요. 근데 거기서 멈춰 있다면, 실은 꽤 많은 걸 놓치고 있는 거예요. 업소 운영자의 화류계 이야기부터, 게이 남성 셋이 모여 수다 떠는 토크쇼, 209화짜리 교양 팟캐스트, 구독자 3천 명짜리 진솔한 에세이 채널까지, 나름의 생태계가 이미 만들어져 있어요.

규모는 달라요. 41만 구독자짜리 채널도 있고, 3천 명짜리 채널도 있어요. 팟캐스트는 플랫폼 특성상 구독자 수가 실제 청취자 수를 반영하지 못해요. 어떤 채널이 더 좋다는 게 아니라, 성격이 다 달라요. 자기 취향에 맞는 걸 찾는 게 중요해요.

직접 들어보고 고른 채널 8팀이에요. 일단 다 읽어보고 끌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김똘똘 — 한국 게이 유튜브의 기준점

김똘똘 유튜브 채널

구독자 41만. 한국 게이 유튜버 중 가장 대중에게 알려진 이름이에요. 2018년 생방송으로 커밍아웃을 했고, 그 뒤로 매주 월·수·금 라이브를 이어오고 있어요. 지상파 예능에도 나왔고, 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에도 출연했어요. 홍석천 유튜브 '보석함' 보조 MC이기도 하고요.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알고리즘 바깥에서 이 이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김똘똘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구독자 수가 아니에요. 2016년부터 채널을 운영하면서 한국 게이 유튜브의 기준점을 만들어온 사람이에요. 커밍아웃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넓은 곳으로 나갔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예요.

처음 한국 게이 유튜브를 탐색한다면, 여기서 시작하면 돼요.


동준사장TV — 업계 내부에서 보내는 생중계

동준사장TV 유튜브 채널

구독자 11만 4천. 종로 게이 호스트바 세 곳(TERA, JJ, deep)과 이태원 게이클럽 도파민을 운영하는 동준 사장의 채널이에요. 매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정규 라이브를 진행하고, 고정 멤버 13명과 함께 운영하는 구조예요. 벌써 1244화를 넘었어요.

화류계 이야기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채널은 사실 다른 곳에 없어요. 업소 운영의 현실, 멤버 간 에피소드, 호빠 세계의 일상이 필터 없이 올라와요. 어려운 어린 시절과 자살 시도 경험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생존 서사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그 솔직함이 채널을 매일 켜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예요.

화류계에 관심이 없어도, 이 채널이 만들어놓은 집단 방송 포맷 자체가 흥미로워요. 13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리얼리티라고 생각하면 돼요.


강학두 — 말솜씨로 먹고사는 사람

강학두 채널 프로필

구독자 10만 6천. 인천 거주, 1993년생. "게이튜브계 초신성"이라는 별명이 생긴 채널이에요. 썰 풀기 전문이에요. 게이바 웨이터 경험담, 트랜스젠더바 이야기 등 본인이 직접 겪은 특수한 경험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해요.

SOOP과 유튜브를 병행하면서 소통 생방송도 꾸준히 진행 중이에요. 2026년 초에는 구제역 명예훼손 재판에서 승소한 일도 있었고, 코 성형 부작용 재건수술 영상도 올렸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숨기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운 타입이라면, 이 채널 한 번 틀어보세요.


남규 — 순한맛으로 매일 만나는 채널

남규 채널

구독자 9만. 2025년 5월에 돌아왔어요. 2023년 9월, 약 1년 8개월의 잠정 은퇴 선언 이후 복귀했어요. 신림동에서 술집도 운영하면서요.

남규 채널의 포맷은 단순해요. 일요일부터 목요일, 매일 밤 10시 생방송. 수요일엔 시청자와 전화 통화하는 얼평 방송, 목요일엔 게스트를 초대하는 게스트 방송. "순한맛"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어요. 과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에요.

고민 상담도 자주 해요. 게이 남성 특화 소통 채널로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에요.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 취향 타는 토크쇼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채널

구독자 1만 1600. NEON MILK 제작사가 만드는 유튜브 토크쇼 채널이에요. 격주 목요일 업로드예요. YouTube와 Spotify, Apple Podcasts에서 모두 들을 수 있어요.

메인 프로그램은 '끼얹어줄게'예요. 게이 남성 세 명 — 금융맨 게이 망원댁 킴, 유부남 게이 삼식, 연프 게이 선율 — 이 모여 일상, 연애, 사회 이슈를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대표 에피소드 "게이라면 다 공감할 첫 경험"은 조회수 16만을 넘겼어요. 구독자 규모 대비 바이럴성이 꽤 높은 편이에요.

두 번째 프로그램 '앤쵸비 술벙개'는 40대 게이 앤쵸비가 진행하는 술 토크예요. 시즌2도 예정되어 있어요. 오프라인 모임 이벤트도 가끔 열려요.

1만 구독자 채널이지만, 콘텐츠 밀도는 그 이상이에요. 게이 남성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포맷이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잘 만들어진 경우가 드물어요. 이 목록에서 특히 추천하는 채널이에요.


게이PC방 — 209화짜리 교양 팟캐스트

게이PC방 팟캐스트

총 에피소드 209개. 팟빵, Spotify, Apple Podcasts에서 들을 수 있어요.

진행진은 삼식, 이지금, 한나, 매츄예요. "일상을 살아가는 퀴어들의 랜선 놀이터"라는 채널 소개 그대로, 페미니즘, 소수자 차별, 고정관념, 퀴어 기독교인 이야기 등 깊이 있는 주제를 다뤄요. 단순 가십이 아니에요.

시즌1부터 시즌4까지, "퀴어가 퀴어에게" 시리즈, 리액션 방송까지 분류가 나뉘어 있어요. 게이PC방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처음부터 소수자 커뮤니티가 모이는 공간을 표방했고, 그걸 5년 넘게 유지해왔어요. 한국 게이 팟캐스트 중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기록 중 하나예요.

진행자 삼식은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끼얹어줄게'와 겹치기 때문에, 두 채널을 함께 팔로우하면 콘텐츠 흐름이 더 재미있어요. 같은 사람이 어떤 채널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거든요.

팟빵 저작권 정책 변동으로 일부 에피소드가 팟빵에서 내려가 있어요. Spotify나 Apple Podcasts에서는 전체 에피소드 청취가 가능해요.

소동보다 대화가 좋은 분, 게이 커뮤니티 이슈를 좀 더 진지하게 다루는 콘텐츠를 원하는 분에게 맞아요. 처음엔 아무 회차나 골라서 들어도 돼요. 209화 중 어디서 시작해도 그 자체로 완결이에요.


동이의 책장 — 아직 작지만 진솔한

동이의 책장 채널

구독자 3,260명. "Korean Gay Story"라고 채널을 설명해요. 일부 영상에는 영어 자막도 들어 있어요.

에세이 스타일이에요. "동이의 베스트셀러" 시리즈로 커밍아웃 이야기, 어머니와의 관계, 게이바·클럽 방문 후기, BL 드라마 리뷰, 대만 포모사 프라이드 방문기 등을 올려요. 대표 영상 "게이 트레이너의 최악의 남친썰"은 조회수 1만 7천을 넘겼어요. 구독자 수 대비로 보면 꽤 높은 성과예요.

자극적이지 않아요. 조명 화려하게 꾸미거나, 편집 빠릿하게 하거나 하는 채널이 아니에요. 그냥 진솔하게 자기 이야기를 해요. 이런 스타일이 좋은 분들에게 맞는 채널이에요. 아직 성장 중이기도 해서, 지금 구독하면 초반부터 함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어요.


망원댁TV — 먼저 길을 만든 채널

한국 게이 유튜브를 이야기하면서 망원댁TV를 빠뜨릴 수 없어요. 2019년 망원동에서 시작한 게이 커플 유튜버 킴과 백팩의 채널이에요. 2020년 구독자 200만을 넘기면서, 한국 게이 커플 유튜버 중 가장 먼저 메가 채널을 달성했어요.

망원동에서 합정동으로 이사하면서도 꾸준히 일상 브이로그를 올렸던 채널이에요. 게이 커플의 일상이 유튜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닿는다는 걸 보여준 선례였어요.

다만, 현재 활동 상태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해요. 최근 업로드 여부를 직접 채널에서 확인해보는 걸 권해요.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어요.

킴은 지금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끼얹어줄게'의 진행자 "망원댁 킴"으로 활동 중이에요. 채널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사람은 여기 있어요.


잠깐, 이 사람들 다 연결되어 있어요

채널별로 소개했지만, 사실 이 커뮤니티는 생각보다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삼식은 게이PC방의 진행자면서,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끼얹어줄게'에도 고정 출연해요. 두 채널을 모두 보면 같은 얼굴이 다른 포맷으로 이야기하는 걸 볼 수 있어요.

망원댁 킴은 위에서 소개한 망원댁TV의 킴이에요. 채널 활동이 뜸해진 지금은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끼얹어줄게'의 공동 진행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김똘똘은 홍석천 유튜브 '보석함' 보조 MC를 맡으면서 좀 더 대중 쪽으로 넓어졌어요.

동준사장TV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실제로 업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게이 커뮤니티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채널이에요.

별개로 보이는 채널들이 실은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 겹치고, 등장인물이 교차해요. 하나를 보다 보면 다른 채널이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처음이라면 이렇게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진입이 쉬운 채널부터: 김똘똘이나 남규. 라이브 위주라서 구경하듯 들어가기 편해요.

뭔가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동준사장TV, 강학두. 경험 기반의 썰이나 화류계 이야기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해요.

영상보다 팟캐스트가 편하다면: 게이PC방. 209개 에피소드 중 관심 있는 주제의 회차를 골라서 들어도 돼요.

감도가 높은 콘텐츠를 원한다면: 라즈베리 유니버스 클럽. 만드는 방식도, 다루는 주제도 다른 채널들이랑 결이 달라요.

진솔함 그 자체를 원한다면: 동이의 책장.

한 채널부터 시작해도 돼요. 알고리즘이 밀어주지 않아도, 이미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이 있어요. 구독 버튼 하나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하나를 보다 보면, 댓글에서 다른 채널 이름이 나오고, 영상에서 낯익은 얼굴이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연결이 생겨요. 어차피 좁은 커뮤니티예요. 발을 들이면 금방 알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