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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가 퀴어축제에 오려면 SQCF가 조건을 냈어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5월 22일 국가인권위원회 참여 논란에 입장을 내고, 혐오집회 불참과 공개 사과 등 조건을 제시했어요.

인권위가 퀴어축제에 오려면 SQCF가 조건을 냈어요

2026년 5월 22일,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국가인권위원회와 안창호 위원장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냈어요. 핵심은 간단해요. 인권위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오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성소수자 혐오 집회와 축제를 같은 선상에 놓는 태도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번 입장은 올해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꽤 중요한 맥락이에요.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6월 1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지고, 서울퀴어퍼레이드는 6월 13일 남대문로와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행사장에 어떤 공공기관이 어떤 태도로 들어오는지는 단순한 의전 문제가 아니라, 현장의 안전감과 축제의 정치적 메시지에 직접 닿아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나

SQCF 입장문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성소수자 반대 집회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동시에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조직위원회는 이 구도를 "인권과 혐오를 병치"하는 행보로 보고 강하게 비판했어요.

특히 SQCF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퀴어문화축제 부스와 인권지킴이단 운영을 말하면서 "양측 행사"라는 표현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봤어요.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요구하는 축제와,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집회를 같은 종류의 의견 대립처럼 다루면 인권기관의 역할이 흐려진다는 취지예요.

같은 날 SQCF 사이트에는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공동성명도 올라왔어요. 이 성명은 인권위원 5명이 긴급안건으로 제출한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참가의 건이 상정되지 못했다고 밝히며, 안 위원장의 양비론적 참석 결정을 규탄했어요.

SQCF가 제시한 다섯 가지 조건

조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안창호 위원장의 참여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먼저 지켜야 할 조건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어요.

첫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를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선동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 둘째, 성소수자 혐오표현과 차별 선동에 대해 명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할 것. 셋째, 안 위원장이 과거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

넷째, 성소수자 인권과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가치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밝힐 것. 다섯째, 이런 원칙을 일회성 선언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갈 것.

이 조건들은 "부스 하나를 받을지 말지"보다 큰 이야기예요. 공공기관이 프라이드 현장에 들어올 때 최소한 무엇을 전제로 해야 하는지, 그리고 혐오를 단순한 반대 의견으로 포장하지 않는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문장들이에요.

올해 퍼레이드에 가는 사람에게 왜 중요한가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매년 축제와 반대 집회가 같은 날, 가까운 공간에서 부딪히는 현실을 감당해 왔어요. 그래서 올해의 논점도 "인권위가 온다"는 한 줄로 끝나지 않아요. 어떤 언어로 오고, 누구의 안전과 존엄을 기준으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해요.

참여자로서는 지금 당장 일정을 바꿀 필요는 없어요. 다만 6월 13일 전에 SQCF 공식 공지에서 부스 배치, 행진 동선, 안전 안내, 공공기관 참여 여부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아요. 얼굴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준비하고, 현장에서는 조직위와 스태프 안내를 우선하면 돼요.

이번 입장은 올해 SQCF가 단지 축제 일정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프라이드 공간에 들어오는 기관의 책임까지 공개적으로 묻고 있다는 신호예요. 축제에 갈 사람도, 가지 못하고 지켜보는 사람도, 앞으로 나올 공식 공지를 이 기준 위에서 읽으면 맥락이 훨씬 선명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