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베어 문화는 덩치가 크고 살집이 있는 게이를 가리키는 말 베어와 그를 둘러싼 말과 모임을 이릅니다. 미국에서는 베어에 체모와 수염이 함께 붙는 경우가 많고,[1] 한국에서는 체모와 상관없이 큰 체격을 두루 베어라고 부릅니다.[2]
2.명칭
베어는 영어 bear(곰)에서 온 말입니다.[1] 2020년 국내 학술지에 실린 한 논문은 베어를 "표준적인 체형을 벗어난 체구가 큰 게이들"의 통칭으로 정의합니다.[3] 2010년에 나온 한 게이 용어사전도 "한국에서는 주로 뚱뚱한 체격의 게이를 통칭하여 베어라고 부른다"고 적었습니다.[4] 한 커뮤니티 용어집은 한국에서 베어가 "통 이상의 체형을 통틀어 부르는 일종의 대명사"처럼 쓰인다고 설명합니다.[2]
3.역사
베어 문화는 젊고 매끈한 몸을 떠받드는 주류 게이 미감에서 밀려난 남성들이 스스로 모이면서
생겼습니다. 1980년대 후반 샌프란시스코에서 덩치 큰 게이들의 모임이 생기면서 베어가 하나의 이름으로
굳었습니다.[1] 그보다 앞선 1970년대에는 버클리에서 뚱뚱한 게이 남성들의 모임
Girth & Mirth가 시작됐습니다.[5] 주요 연도는 이렇습니다.[5]
| 해 | 일 |
|---|---|
| 1966년 | 로스앤젤레스 게이 모터사이클 클럽의 회의록에 베어라는 말이 처음 기록됨 |
| 1979년 | 게이 잡지 The Advocate에 게이 유형을 풍자한 글이 실리고, 그 가운데 베어가 들어감 |
| 1987년 | 베어 남성의 사진과 만남 광고를 싣는 잡지 BEAR 창간 |
| 1989년 | 샌프란시스코에 베어바 Lone Star Saloon 개업 |
| 1992년 | 첫 Bear Expo, 첫 International Mr. Bear 대회 |
| 1995년 | 국제 베어 모임 International Bear Rendezvous 시작(2007년까지) |
주말 동안 한 도시에 베어들이 모이는 베어 런(bear run)은 도시별 베어 클럽이 열기 시작한 모임으로, 샌프란시스코와 휴양지에서 시작해 다른 지역으로 퍼졌습니다.[1]
4.용어
4.1.영어권
미국 베어 사이에서는 젊은 베어를 컵(cub), 마르고 털 많은 남성을 울프(wolf)라고 부르는
말도 생겼습니다.[1] 베어를 좋아하는 남성은 체이서(chaser)라고 부릅니다.[6] 컵,
대디, 체이서 같은 영어권 말은 커뮤니티 용어집에 영어 목록으로 따로 실려 있고,[7]
서울 클럽에서는 DADDY & SON처럼 파티 이름으로 쓰입니다.[8]

4.2.한국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베어를 미국처럼 세밀하게 나누지 않습니다. 베어 계열 안에서 자주 쓰는 말은 이렇습니다.[2]
| 말 | 뜻 |
|---|---|
| 통 | 통통한 체형[9] |
| 통건장 | 통통하면서 전체 체격이 큰 사람. 베어 계열에서 인기가 많은 체형으로 꼽힘[9] |
| 퉁 | 통과 뚱 사이[10] |
| 뚱, 왕뚱 | 뚱뚱한 체형, 아주 뚱뚱한 체형[11] |
| 통근육, 뚱근육 | 근육도 많고 살집도 있는 체형[12] |
| KBC | Korean Bear Club의 줄임말. 살집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자신도 그런 체형인 사람, 또는 그런 사람들의 모임[13] |
| 통스탠 | 통을 좋아하는 스탠(평균 체형), 스탠을 좋아하는 통. 줄여서 통스[14] |
KBC와 통스탠은 체형이 같은지 다른지로 갈립니다. KBC는 베어가 베어를 찾는 쪽이고, 통스탠은 큰 체형과 평균 체형이 서로를 찾는 쪽입니다.[13][14]
4.3.쓰임
베어를 가리키는 말은 두 방향으로 쓰입니다. "제 식은 통이에요"라고 하면 좋아하는 상대를 말하는 것이고, "저는 통이에요"라고 하면 자기 몸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2014년의 한 칼럼은 이를 자신을 향한 체형 정체성과 밖을 향한 체형 지향으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같은 칼럼은 개말라부터 뚱까지 체형을 열두 칸으로 한 줄에 늘어놓는 말버릇을 짚고, 식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상대를 빨리 찾기 위한 도구라고 적었습니다.[15]
KBC라는 말에는 이 두 방향이 겹쳐 있습니다. 살집 있는 사람을 좋아하면서 자신도 그런 체형이라는 뜻이라, 취향과 자기 소개가 한 단어에 들어 있습니다. 이 말은 그런 사람들이 모인 모임을 가리키는 이름으로도 쓰입니다.[13] 베어끼리 모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서술이 커뮤니티 용어집에 반복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2]
5.문화
5.1.술집
베어가 주로 드나드는 게이바는 종로에 여럿 있습니다. 2016년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글은 종로의 베어 술집 여섯 곳을 꼽으면서, KBC 술집인지 통스탠이 많이 모이는 곳인지처럼 손님의 체형 구성을 기준으로 가게를 나눴습니다. 주 손님의 나이도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가게마다 따로 적었습니다.[14]
5.2.파티
이태원 클럽에서는 베어를 이름에 건 파티가 열립니다. 짐클럽의 BEAR BALL이
대표적입니다.[16] 2026년 8월 15일에는 Bear Town Seoul이 종로의 바에서 시작해 이태원
짐클럽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열고,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온 손님을 함께 불렀습니다.[17]
서울의 베어 파티는 아시아 여러 나라 손님을 함께 부릅니다. 짐클럽은 2026년 10월 BEAR BALL을 공지하면서 같은 내용을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로 따로 올렸고, 공지에 "아시아 전역의 친구들"을 부르는 문장을 넣었습니다.[16][18][19]

5.3.온라인
앱 가운데에는 2010년 11월 나온 해외 앱 Growlr가 베어와 체이서를 위한 앱을 내걸었고,[6] 국내에는 베어 위주 커뮤니티를 표방한 웹 커뮤니티 베어블이 있습니다.[20]
5.4.아시아
아시아의 베어가 미국과 다르게 보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20년 논문은 한국, 일본, 태국, 중국의 젊은 베어들이 걸그룹 춤을 따라 춘 영상을 살피면서, 서구 베어가 털과 성적 매력을 앞세우는 데 비해 동아시아 베어는 동안과 둥근 체형에서 나오는 귀여움을 앞세운다고 보고 이를 아시아적 베어다움이라고 불렀습니다.[3]
6.비판
베어 문화는 체형 때문에 밀려난 사람들이 만든 문화지만, 체형으로 사람을 가르는 일도 함께 따라 왔습니다.
- 뚱통죄송(초성으로 ㅌㄸㅈㅅ, ㄸㅌㅈㅅ)은 통이나 뚱 체형은 취향이 아니니 만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21] 2014년 칼럼에도 이미 나옵니다.[15]
- 반대 방향의 배제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용어집은 베어 업소에 다른 체형이 들어가면 "공기가 된다"고 적었고,[2] 2016년 글은 KBC 술집에 스탠이 가면 "찬밥신세"라고 썼습니다.[14]
- 2022년 한 게이 팟캐스트는 베어 커뮤니티를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 집단"이라고 부르며 베어를 둘러싼 편견을 두 회에 걸쳐 다뤘습니다.[22][23][24]
- 미국에서는 베어 행사 포스터와 화보가 늘 같은 백인 근육질 베어만 내세워 살집 있는 베어와 유색인 베어가 가려진다는 비판이 베어 잡지에 실렸습니다.[25]
이런 흐름을 거꾸로 내건 파티도 있습니다. 이태원의 한 클럽은 2026년 TONG'S PARTY를 열면서
BEARS & STANS UNITE를 구호로 걸고 참가 대상을 "모든 체형"으로 적었습니다.[26]
7.오해
- 베어는 체모로만 정해지고 털이 없으면 베어가 아니라는 이야기. 미국에서도 베어를 체모와 함께 덩치로 설명해 왔고,[1] 베어 앱도 털이 많은 사람, 근육이 많은 사람, 살집이 많은 사람을 함께 베어로 소개합니다.[6]
- KBC가 국내 최초의 베어 사이트 이름에서 왔다는 이야기. 그 사이트의 주소와 운영 시기를 보여 주는 자료가 없습니다.
- 일본 게이 잡지를 통해 한국에 베어라는 말이 들어왔다는 이야기.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 베어가 모이는 술집은 안주가 푸짐하다는 이야기.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8.관련 문서
각주
-
Jeff Mann, 「Bear Culture 101 (no prerequisite)」, 『The Gay & Lesbian Review』 2010년 9·10월호, 2010년 9월 1일. ↩ ↩2 ↩3 ↩4 ↩5 ↩6
-
김경태, 「돌보는 귀여움: 서투르지만 귀여운 베어 커버 댄스와 퀴어 친밀성」, 『여성문학연구』 50호, 2020. ↩ ↩2
-
친구사이 용어사전, 「베어 / bear」, 2010년 12월 7일. ↩
-
Les K. Wright, 「Bear History Project」. ↩ ↩2
-
App Store, 「GROWLR: Gay Bears Near You」. ↩ ↩2 ↩3
-
게이코리아 게이용어, 「통근(육), 뚱근」. ↩
-
디시인사이드 LGBT 갤러리, 「심심해서 정리해본 종로 베어 술집」, 2016년 9월 29일. ↩ ↩2 ↩3 ↩4
-
친구사이 소식지, 「주관적 게이용어사전 #7: 식」, 2014년 7월 25일. ↩ ↩2
-
게이PC방, 「52-1. 베어 커뮤니티, 얼마나 알고 있나요?」, YouTube. ↩
-
게이PC방, 「52-2. 베어 인권이 올라가야 스탠 인권도 올라간다」, Apple Podcasts, 2022년 2월 27일. ↩
-
Kyle Jackson, 「OPINION: Bears of Color, we must allow ourselves to take up space」, 『Bear World Magazine』, 2021년 5월 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