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2일,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이 성명을 냈어요. 이날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허가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에요.
무지개행동은 2006년 결정이 당시에는 중요한 진전이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법적 성별을 바꾸려는 사람에게 신체를 침해하는 요건이 사실상 요구되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성명은 대법원이 예규를 바꾸고, 국회가 성별정정의 기준과 절차를 법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성명이 요구한 것은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대법원 예규 개정이에요. 무지개행동은 지금의 성별정정 기준이 법원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고, 실제로는 수술 여부가 큰 문턱으로 작동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성별정정을 위해 생식능력 제거나 외부성기 형성 같은 신체침해적 요건을 강요하지 않도록 대법원이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두 번째는 국회의 입법이에요. 성명은 성별정정이 개인이 매번 법원에서 자기 삶과 고통을 증명해야 하는 절차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봤어요. 성별정체성에 따른 법적 성별 인정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려면, 요건과 절차를 법률로 정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예요.
2006년 결정이 왜 중요했나
무지개행동 성명에 따르면 대법원은 2006년 6월 22일 "생물학적 요소와 정신적·사회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 변경을 인정했어요. 같은 해 9월에는 성별정정 신청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 예규도 만들어졌어요.
문제는 그 기준이 시간이 지나며 권리 보장의 출발점이 아니라 문턱으로 남았다는 점이에요. 성명은 현재 일반적으로 생식능력 제거와 외부성기 형성 수술이 요구되고, 미성년자나 혼인 중인 사람도 성별정정을 하기 어렵다고 짚었어요. 또 2025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성별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 응답자가 6.9%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어요.
이 6.9%라는 숫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성별정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돼요. 성명은 오히려 성별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신분제도 때문에 차별을 겪어도, 절차와 요건의 문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법적 성별을 바꾸지 못한다고 설명해요. 즉 숫자의 핵심은 낮은 이용률이 아니라, 권리가 실제 생활에서 접근 가능한지의 문제예요.
인권위도 예규 개정을 권고했어요
이 요구는 시민사회 주장만으로 새로 나온 이야기가 아니에요.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공식 보도자료에서 대법원장에게 성별정정 관련 예규를 개정하라고 권고했어요. 국회의장에게는 성별정정 요건과 절차를 담은 특별법 제정도 권고했어요.
인권위는 일부 재판부가 성별정정 신청에서 수술 요건을 판단기준처럼 적용하면, 신청자가 원하지 않는 수술이나 생식능력 제거를 하게 되어 신체의 온전성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이번 무지개행동 성명은 20주년 기념 논평이라기보다, 이미 여러 해 제기된 제도 개선 요구를 다시 현재의 과제로 올려놓은 신호에 가까워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인권위 권고와 시민사회 성명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거예요. 둘 다 "법적 성별을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그 인정 절차가 사람의 몸과 가족관계를 과도하게 통제해도 되는지 묻고 있어요. 한국의 성별정정 논의가 단순한 행정 편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권 문제로 다뤄져야 하는 이유예요.
VAYL 독자가 봐야 할 지점
법적 성별은 서류 한 칸의 문제가 아니에요. 신분증과 실제 삶이 맞지 않을 때 학교, 직장, 병원, 은행, 숙박, 여행, 공공기관 창구에서 계속 설명과 노출을 요구받을 수 있어요. 트랜스젠더 당사자에게 직접적인 문제이지만, 한국 사회가 성별 정체성을 공적 제도 안에서 어떻게 인정하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선이기도 해요.
지금 당장 법이 바뀐 것은 아니에요. 성명은 대법원 예규 개정과 국회 입법을 요구한 것이고, 인권위 권고도 자동으로 법률이 되는 절차는 아니에요. 개인의 성별정정 절차는 사건마다 다를 수 있으니, 실제 신청이나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성소수자 인권단체나 법률지원 단체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해요.
그래도 이 소식은 "아직 바뀐 게 없으니 지나가도 되는 뉴스"가 아니에요. 제도가 그대로일 때 가장 큰 비용은 당사자가 반복해서 치르게 돼요. 신분증을 확인받는 순간마다 커밍아웃을 강요당하거나, 서류와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거나, 가족관계 때문에 절차가 막히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이런 부담은 개인의 성격이나 준비 부족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예요.
앞으로 볼 지점은 분명해요. 대법원이 예규에서 신체침해적 요건을 어떻게 다룰지, 국회에서 성별인정법 논의가 다시 열릴지, 인권위와 시민사회가 어떤 후속 자료를 내놓을지예요. 프라이드 시즌의 행진과 축제가 끝난 뒤에도, 법적 성별 인정은 한국 퀴어 권리의 가장 현실적인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