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RUN/OUT 팀이 지금 네덜란드에 있어요. 7월 29일 올라온 공지에 따르면 7월 31일에 출국해 8월 9일에 돌아오는 열흘 일정이고,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월드프라이드 2026과 헤이그 네덜란드 의회를 찾는 게 목적이에요. 이 글을 쓰는 8월 6일 기준으로 남은 일정은 7일 헤이그 방문과 8일 공식 행진이에요.
그리고 같은 주에 친구사이는 성명을 하나 더 올렸어요. 8월 3일 게시된 베를린 프라이드 공격 추모 성명이에요. 두 소식은 따로 올라왔지만 성명 마지막 문장이 네덜란드 월드프라이드의 안전한 개최를 바란다는 말로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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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동안 한국이 말한 것
RUN/OUT은 성소수자가 어떻게 정치에 참여하고 후보가 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친구사이의 프로젝트예요. 이번 원정도 그 질문을 들고 갔다고 공지에 적혀 있어요.
일정 가운데 한국 독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건 인권 컨퍼런스의 혼인평등(Marriage Equality) 세션이에요. 여기서 무지개행동 이호림 공동대표가 한국 혼인평등 운동의 현재와 과제를 발표했어요. 올해가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제화한 지 25주년이라 컨퍼런스 자체가 혼인평등을 중심에 놓고 짜였어요.
나머지 일정은 이래요. 8월 1일 토요일에는 암스테르담 운하 퍼레이드에 Human Rights 보트로 참여했어요. 월드프라이드 암스테르담 공식 안내를 보면 회기는 7월 25일부터 8월 8일까지이고, 올해 운하 퍼레이드는 프린센흐라흐트에 1만 석 규모 관람석을 세우고 그 사이로 배가 지나가는 방식으로 치렀어요. 8월 4일에는 미국에서 성소수자 정치인을 발굴하고 교육해 온 LGBTQ+ Victory Institute의 라운드테이블에 앉았고, 이어 US Congressional Equality Caucus 만찬과 Global Equality Caucus 심포지엄에도 참여했어요. 원정은 Victory Institute와 네덜란드 외교부의 후원으로 진행됐어요.
한 가지 짚어둘 게 있어요. 같은 공지 안에서 컨퍼런스 날짜가 두 갈래로 적혀 있어요. 본문은 인권 컨퍼런스를 8월 5일부터 7일까지로 적고 혼인평등 세션을 그 안에 넣었는데, 같은 글에 붙은 공식 일정 그림은 컨퍼런스 첫날을 8월 4일로, 둘째 날을 8월 6일로 적고 혼인평등 세션을 8월 4일에 놓았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공개된 자료로 확정할 수 없었어요. 어느 표기를 따르든 이 글이 나가는 시점에는 세션이 이미 끝난 뒤예요.
성명은 규탄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성명이 다루는 사건은 이래요. 7월 25일 저녁, 베를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의 마지막 축제가 열리던 티어가르텐에서 차량이 인파를 향해 돌진했어요. 친구사이는 이 사건으로 한 사람이 목숨을 잃고 스물아홉 명이 다쳤다고 적었어요.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는 독일어권에서 프라이드 행진을 부르는 이름이에요.
성명은 이걸 우연한 장소에서 벌어진 참사가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일 년 중 가장 자유롭고 가장 눈에 띄는 바로 그 순간을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했어요. 한국의 퀴어문화축제들이 매년 거리와 광장을 쓰기 위해 싸워왔다는 점을 들어 베를린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적었고요.
그런데 성명이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게 이 문서의 특징이에요. 혐오범죄를 규탄한 바로 다음 문단에서 "이 참사가 또 다른 혐오의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아요.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을 이주민 전체에 대한 낙인으로 되갚으려는 정치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요. 유럽에서 성소수자 대상 사건이 반이민 정치의 소재로 쓰여온 전례를 염두에 둔 서술이에요.
성명 아래에는 상담 연락처가 함께 붙어 있어요. 친구사이 부설 성소수자 자살예방센터 마음연결은 온라인 상담을 받고, 전화상담은 02-6953-7941로 매주 화·목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받아요(공휴일 제외). 24시간 상담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가 있고, 문자로 하고 싶으면 마들랜 앱이나 109 문자메시지를 쓰면 돼요.
국내 혼인평등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암스테르담에서 발표한 이호림 대표는 무지개행동 공동대표이면서 모두의 결혼 캠페인을 이끄는 혼인평등연대 대표이기도 해요.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해 말한 사람과 국내 소송을 끌고 가는 사람이 같다는 뜻이에요.
국내 상황을 정리하면 트랙이 둘이에요. 하나는 헌법소원이고, 모두의 결혼이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는 첫 헌법소원이 2025년 2월 14일에 제기됐어요. 다른 하나는 가사소송이고, VAYL이 앞서 다룬 영남권 혼인평등소송이 여기 해당해요. 이쪽은 6월에 울산·부산·대구에서 심문기일이 세 차례 열렸어요. 두 트랙은 별개로 굴러가니까 한쪽 소식을 다른 쪽 결론으로 읽지 않는 게 좋아요.
혼인평등소송이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헌법소원과 가사소송이 어떻게 다른지 헷갈렸다면, 모두의 결혼 사이트 캠페인 자료에 있는 「혼인평등 10문 10답」부터 훑어보세요. RUN/OUT은 8월 9일에 돌아와 원정에서 만난 사람과 질문을 공동체에 보고하겠다고 공지에 적었으니, 이번 열흘이 국내에서 뭘로 이어지는지는 친구사이 공지 게시판의 RUN/OUT 분류에서 8월 중순에 다시 확인하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