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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friend 시즌2: BL이 아닌 진짜 게이 남성들의 이야기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 게이 리얼리티 The Boyfriend 시즌2. 홋카이도 설원에서 두 달, 10명의 남성, 각본 없는 감정. Rotten Tomatoes 100%를 받은 이 프로그램이 동아시아 게이 남성에게 특별한 이유를 이야기해요.

The Boyfriend 시즌2: BL이 아닌 진짜 게이 남성들의 이야기

겨울의 홋카이도. 눈으로 뒤덮인 산장, "Green Room"이라 불리는 그 공간에 10명의 남자가 모였어요. 대본 없음. 탈락 없음. 억지로 만들어진 갈등도 없어요. 그냥 두 달 동안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고백하고, 아니면 아닌 채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게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 리얼리티 쇼 The Boyfriend 시즌2예요. 2026년 1월 13일 공개됐고, 지금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어요. Rotten Tomatoes 100%, The Queer Review 별 다섯 개. 그냥 그런 리얼리티 쇼가 아닌 거죠.

홋카이도 산장 앞에서 함께 서 있는 참가자들

왜 BL과 다른가

BL 드라마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BL이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 프로그램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예요.

BL 드라마는 대부분 이성애자 배우가 연기해요. 감정은 각본이 있고, 성적 정체성은 모호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요. 주된 타깃은 팬덤, 특히 이성애자 여성 시청자예요. 그 자체로 훌륭한 엔터테인먼트지만, 게이 남성의 실제 연애를 보여주진 않아요.

이 프로그램은 달라요. 참가자들은 실제 커밍아웃한 게이 남성이에요. 감정은 각본 없이 흘러가고, 좋아하는 마음도, 거절의 어색함도,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 싶은 불확실함도 모두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요. 어떤 커플이 될지, 아무도 미리 몰라요. 제작진도 포함해서요.

The Queer Review가 "이 남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날것의 솔직함"을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쓴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시즌2, 무엇이 달라졌나

홋카이도 겨울 설경

시즌1은 2024년 7월, 일본 해변 마을에서 9명이 한 달간 지냈어요. 시즌2는 홋카이도 아칸 호수 인근 산장에서 10명이 두 달이에요.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커요.

한 달이면 아직 어색한 채로 끝날 수 있어요. 두 달이면 다르죠. 처음에 좋아했던 사람이 중반에 멀어지고, 다른 관계가 시작될 수 있어요. 감정의 결이 훨씬 복잡해져요. 실제 연애가 그런 것처럼요.

참가자 구성도 달라졌어요. 시즌1이 주로 일본인 중심이었다면, 시즌2에는 태국 출신 Huwei(26세)와 페루 출신 William(34세)이 합류했어요. 일본어를 공용어로 쓰는 공간에 비일본어권 참가자가 섞이면서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가 새로운 감정 요소로 작용해요. 20세 대학생 Ryuki부터 30대 중반의 William까지 나이 폭도 넓어졌고요.

에피소드 수도 10개에서 15개로 늘었어요. 감정이 천천히, 제 속도로 흘러갈 공간이 생긴 거예요.

포맷 자체는 시즌1과 같아요. 탈락 없고, 투표 없고, 경쟁 없어요. 매일 한 명이 "커피 트럭"을 운영하고, 같이 운영할 한 명을 직접 골라요. 단둘이 커피를 만들고 서브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관계의 씨앗이 되는 거죠. 일본 리얼리티 예능 Terrace House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출연진이 모두 게이 남성이에요.

주목할 관계들 (스포일러 없이)

결말을 미리 알고 싶지 않다면 이 섹션은 넘어가도 돼요. 스포일러는 없지만, 어떤 관계가 화제였는지는 말할 수 있어요.

Bomi와 Huwei의 관계가 가장 많이 언급돼요. 두 사람은 방영 이후에도 함께 인터뷰에 출연했고, 팬들은 매칭 헤어스타일 같은 작은 신호들을 수집했어요. 더 이상의 정보는 직접 확인해보세요.

20세 Ryuki는 가장 어린 참가자예요. 나이에서 오는 감정의 에너지가 다른 참가자들과 충돌하기도 하고 맞닿기도 해요. 일부 시청자는 20세와 30대 중반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에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실제 연애에서 나이 차는 꽤 흔한 변수잖아요. 방송이 불편함을 제거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것도 리얼리티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 평론가들이 100점을 줬다

Rotten Tomatoes 100%(5개 리뷰), The Queer Review 별 다섯 개. 리얼리티 쇼치고 이례적인 평점이에요.

Variety는 "이 프로그램의 돌파적 성공이 Netflix Japan의 예능 슬레이트를 가속화했다"고 썼어요. Japan Times는 "사랑이 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고요. EPGN의 리뷰 제목은 "질투, 상처, 그리고 균형을 다룬다"예요.

But Why Tho의 표현이 이 프로그램을 가장 잘 요약해요. "우정을 먼저 내세우는 데이팅 쇼." 드라마틱한 고백이나 갑작스러운 키스보다 함께 밥 먹고, 커피 만들고, 눈 오는 날 산책하면서 쌓이는 감정이 먼저예요.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남아요.

Glen Check의 "Bloom"

한국 독자에게 조금 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시즌2 테마송이 Glen Check의 "Bloom"이에요.

Glen Check는 서울 출신 인디 일렉트로닉 듀오예요. 시즌1의 "Dazed & Confused"에 이어 시즌2도 Glen Check가 담당했어요. 일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테마송을 한국 밴드가 두 번 연속으로 맡았다는 건 꽤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Bloom"은 겨울 홋카이도의 배경과 묘하게 잘 어울리고, 글이 닿는 곳에 살짝 한국어 감각이 섞여 있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해요.

법이 없는 곳에서의 사랑

커피 트럭에서 대화하는 참가자들

이 프로그램을 지금 봐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이거예요.

일본은 현재 G7 국가 중 유일하게 동성혼과 파트너십에 대한 법적 보호가 없어요. 2025년 도쿄 법원은 동성혼 금지가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했어요. 시즌1이 방영될 때보다 법적 환경이 오히려 후퇴한 상황에서 시즌2가 나온 거예요.

한국도 비슷한 처지예요. 동성혼 미법제화, 차별금지법 없음.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게이 남성이 공유하는 현실이에요.

그 현실 안에서 이 프로그램은 이렇게 말해요. 법이 없어도 사랑이 있다고. 제도가 보호해주지 않아도 감정은 존재한다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게이 공인이 극히 드문 일본 사회에서,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메시지예요.

Washington Blade는 "단순한 데이팅 쇼 이상"이라고 썼어요. 맞는 말이에요.

보기 전 체크리스트

플랫폼: 한국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해요. 넷플릭스 글로벌 오리지널이라 지역 제한 없어요.

음성과 자막: 음성은 일본어 원음이에요. 영어, 중국어 자막은 확인됐어요. 한국어 자막은 넷플릭스 앱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자막 목록에서 꼭 먼저 체크해두길 추천해요.)

에피소드 구성: 시즌2는 총 15편이 4회 배치 공개됐어요. 현재는 전편 공개된 상태라 몰아보기 가능해요. 에피소드당 30–40분 내외예요.

입문 권장: 1–3편을 보면 계속 볼지 감이 올 거예요. 처음 두 편은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수 있어요. 산장 생활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3편부터 관계들이 움직이기 시작해요.

비슷한 프로그램: 영국의 I Kissed a Boy (BBC Three), 미국의 The Ultimatum: Queer Love (넷플릭스)도 함께 알아두면 좋아요. 게이 남성 리얼리티 장르가 조금씩 쌓이고 있어요.


Rotten Tomatoes 100%라는 숫자보다, 홋카이도 설원 속 산장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그 감정의 질감이 이 프로그램의 진짜 매력이에요. 각본 없는 감정은 어색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 진짜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