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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현수막에도 혐오 표현을 물어야 해요

친구사이가 5월 22일 성소수자 혐오 선거현수막을 불허하라는 성명을 내고, 목격 제보를 모아 선관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어요.

선거 현수막에도 혐오 표현을 물어야 해요

2026년 5월 23일 오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5월 22일자로 낸 성소수자 혐오 선거현수막 관련 성명을 공개했어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서울 곳곳에 성소수자와 퀴어 교육을 공격하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는 문제제기예요.

이 사안은 단순히 보기 불편한 문구의 문제가 아니에요. 학교에 다니는 성소수자 학생, 교육 현장에 있는 성소수자 교직원, 그리고 출퇴근길과 등하굣길에 그 문구를 반복해서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공적 공간이 어떤 메시지를 허용하는지의 문제예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일을 2026년 6월 3일로 공지하고 있어요.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거리의 선거 메시지는 더 많아질 텐데, 친구사이 성명은 그 과정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선거 홍보의 공격 대상으로 삼아도 되는지 묻고 있어요.

친구사이가 문제 삼은 것

친구사이는 해당 현수막이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의 학습권, 교육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어요. 특히 교육감 선거 맥락에서 이런 문구가 걸렸다는 점을 중요하게 짚었어요. 학교 안에 이미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이 존재하는데, 선거 공간이 그 존재를 지우거나 공격하는 방식으로 열리면 당사자에게 직접적인 위협과 고립감을 줄 수 있다는 거예요.

성명은 정부, 국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과정에서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절차적 중립이라는 말로 공적 공간의 혐오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예요.

이건 5월 13일 VAYL이 정리했던 지방선거 성소수자 정책요구안의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로 볼 수 있어요. 그때의 질문이 "후보와 지자체가 성소수자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면, 이번 질문은 "선거운동이 성소수자 시민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때 누가 막을 것인가"에 가까워요.

목격했다면 기록할 수 있어요

친구사이는 시민들에게 해당 현수막을 봤다면 사진, 게시 위치, 문구를 마주했을 때의 생각과 심정을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안내했어요. 모은 이야기는 선거 중간에 한 번, 선거 뒤에 한 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무리해서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현장에서 후보자나 지지자와 직접 충돌할 필요는 없고, 사진을 찍을 때도 본인의 안전과 동선을 먼저 봐야 해요. 얼굴이나 차량번호처럼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함께 찍혔다면 공유 전에 가리는 편이 안전해요.

제보는 공적 공간에 걸린 선거물의 문제를 기록하는 방식이지, 개인이 모든 부담을 떠안으라는 뜻은 아니에요. 보기 힘들다면 지나쳐도 돼요. 대신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 기록하고, 단체가 그것을 모아 제도적 대응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해요.

힘들다면 도움을 먼저 찾아도 돼요

친구사이 성명은 이번 선거 과정의 혐오 선동으로 자살 생각이나 심리적 위기를 겪는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라고 안내했어요. 공지에 따르면 24시간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문자 상담 마들렌,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친구사이 부설 성소수자 자살예방센터 마음연결을 이용할 수 있어요.

마음연결 전화상담은 사무실 공사 때문에 6월 2일부터 다시 진행될 예정이라고 안내돼 있어요. 온라인 상담 게시판은 친구사이 공지에 링크되어 있으니, 전화가 어렵다면 글로 먼저 남기는 방식도 확인할 수 있어요.

정치 뉴스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 현수막은 일상 동선 안으로 들어와요. 그래서 이번 성명은 선거를 보는 또 하나의 기준을 남겨요. 후보가 무엇을 약속하는지만이 아니라, 어떤 문구가 공적 공간에 허용되고, 그 문구가 누구의 일상을 밀어내는지도 함께 봐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