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펼치기 ][ 접기 ]
1.개요
커밍아웃은 게이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다.[1] 드러내지 않고 지내는 상태는 벽장,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남이 그 사실을 드러내는 일은 아웃팅이라고 부른다.
2013년 한 실태조사에서 게이 응답자의 25.4%는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답했다. 모두 또는 상당수가 안다는 응답은 17.3%였다.[2] 커밍아웃하는 이유로는 "더 이상 정체성을 감추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 싫을 때"(73.1%)와 "상대방과 친밀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싶을 때"(48.2%)를 가장 많이 꼽았다.[2]
같은 조사 보고서는 커밍아웃이 정체성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상대가 그 정체성을 받아들일 때 완성된다고 풀이한다.
밝힌 뒤에도 상대가 전처럼 이성애자로 대하면 실패한 커밍아웃이 된다는 것이다.[3]
2.명칭
벽장은 공적으로든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든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영어 closet에서 온 말이라
클로젯이라고도 한다.[4] 커밍아웃은 come out of the closet(벽장 밖으로 나오다)라는 표현에서
왔다.[1]
사전에서 커밍아웃은 성적 지향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말샘은 커밍아웃을 "자신의 사상이나 정체성 따위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로 풀이한다.[5] 게이 사이에서는 이 말을 넣어 만든 말도 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겉모습만
보면 게이인 줄 알 것 같은 사람을 걸어 다니는 커밍아웃, 줄여서 걸커라고 부른다.[4]
아웃팅은 영어 outing에서 왔고, 국어 규범 표기는 아우팅이다.[6] 커밍아웃과 달리 당사자의 뜻이 빠져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3.상대별
3.1.가족
2013년 조사에서 게이 응답자 가운데 어머니에게 정체성을 밝힌 사람은 22.2%, 아버지에게 밝힌 사람은 12.0%였다. 밝힌 뒤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응답은 어머니 쪽 18.0%, 아버지 쪽 15.5%로, 보고서는 게이가 다른 집단보다 밝힌 뒤의 관계에서 조금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적었다.[2] 부모에게 커밍아웃하는 시기는 대개 다른 사람에게 하는 시기보다 상당히 늦은 경향이 있다.[3]
만 19세부터 34세까지를 대상으로 한 2021년 조사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게이·바이섹슈얼 남성의 63%가 가족 누구에게도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전체 참여자 가운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밝힌 사람은 2%로 가장 적었다.[7]
성인기 초기의 게이 남성 6명을 2015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면담한 연구에서는 참여자가 커밍아웃하자 가족이 그 성적 지향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었고, 폭언과 폭력이 따르는 일도 잦았다.[8] 그래도 원가족은 게이 남성에게 쉽게 떼어 낼 수
없는 관계로 남는다. 부모나 파트너, 친구를 돌본 게이 남성 11명을 만난 연구는 아들로서 기대받은 책임감과 함께, 결혼으로
기대되는 남성상에서 벗어난 게이로서의 죄책감과 미안함이 원가족을 돌보는 주된 이유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9]
3.2.친구와 학교
게이가 정체성을 가장 드러내지 못하는 곳은 학교다. 2013년 조사에서 초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나 교사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게이 응답은 60.8%로, 조사한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2] 보고서는 남성 집단에서 흔한 동성애 혐오적 문화와 남성성을 앞세운 경쟁이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보았다.[2]
커밍아웃한 뒤 친구 관계는 소원해지기도 하고, 그대로이기도 하고,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상대가 게이라는 사실만 알 뿐
게이로서의 삶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를 한 참여자는 무늬만 커밍아웃이라고 불렀고, 이런 관계도 결국 멀어졌다.
과 동아리에 커밍아웃한 뒤 "남자라면 축구해야지" 같은 말이 사라졌다는 참여자도 있었다.[2]
3.3.직장
2013년 조사에서 게이의 56.5%는 직장에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동료가 아무도 없다고 답했다.[2] 면접에 참여한 게이들은 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해고되거나 평판과 근무 평정에 영향을 받을까 걱정했다.[2]
숨기는 동안에는 이성애자인 척하는 일이 잦다. 한 참여자는 여자친구가 있냐는 동료들의 질문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사진을 보여 달라는 말에 친한 여자 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여 줬다. 결혼하지 않은 남성을 무능력하다고 보는 분위기 때문에 미혼이라는 사실이 진급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 참여자도 있었다.[2]
3.4.군대
2013년 조사에서 군 복무를 마친 게이 응답자 183명 가운데 21.8%는 군대에서 정체성을 알렸거나 알려졌다. 군 생활에서 정체성과 관련해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55.0%가 정체성이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2] 반대로 일부 동료 병사에게 정체성을 밝히고 더 가까워진 사례도 보고서에 실렸다.[2]
4.아웃팅
아웃팅은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 의하여 강제로 밝혀지는 일이다.[6]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밝혀진다는 점에서 스스로 알리는 커밍아웃과 다르다.[10]
아웃팅에 대한 두려움은 협박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2013년 조사의 한 게이 참여자는 자신이 좋아해 주지 않는 데 반감을 품은 상대가 직장을 찾아내 다 까발리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2] 동성애자 10명을 면담한 연구는 동성애자의 생활 방식과 이미지가 사회에 알려질수록 벽장에 균열이 생기고, 드러낼지 말지를 스스로 정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11]
5.문제점
벽장에 머무는 데에도 품이 든다. 정현희의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자는 정체성이 직접 드러나는 정보뿐 아니라 좋아하는 연예인, 옷차림, 동성과 손을 잡는 일처럼 동성애자라고 짐작할 만한 대화와 행동까지 피하거나 다른 뜻으로 보이게 꾸민다. 이런 정보 관리의 피로와 답답함 때문에 커밍아웃을 하기도 한다.[11] 2013년 조사의 한 참여자는 직장에서 "거짓말하고 연기만 늘어요"라고 말했다.[2]
한 사람의 벽장은 다른 게이의 벽장과 이어져 있다. 게이 친구나 연인, 모임은 그 자체로 정체성을 짐작하게 하는 정보가
되기 때문에 연인을 친구라고 소개하거나 아는 사이를 숨기고 모른 척 지나가는 일이 생긴다. 연구는 이런
행동이 당사자와 상대 모두에게 미안함, 죄책감, 소외감을 남긴다고 보았다.[11] SNS에서는 일반 계정과 동성애자
계정을 따로 두는 이중 계정으로 상대에 따라 정보를 나눠 보여 주기도 한다.[11] 게이들이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연애 상대를 찾으려고 따로 만드는
페이스북 계정은 게북이라고 부른다.[4]
같은 연구는 정체성 드러내기를 커밍아웃과 아웃팅 둘로만 나누는 틀로는 동성애자가 놓이는 모호한 드러내기 상황을 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11]
6.관련 문서
각주
-
친구사이 용어사전, 「커밍아웃 / coming out」, 2010년 12월 7일. ↩ ↩2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 최종보고서』, 2014년 10월, 「게이」 장 62-66쪽, 76-79쪽. 설문은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고 게이 설문 참여자는 989명이다. ↩ ↩2 ↩3 ↩4 ↩5 ↩6 ↩7 ↩8 ↩9 ↩10 ↩11 ↩12 ↩13
-
민망통계, 「게이말 나들이 9.00판」, 2025년 2월 10일. ↩ ↩2 ↩3
-
이혜민, 프레시안, 「커밍아웃 경험이 성소수자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2024년 6월 13일.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의 게이·레즈비언·바이섹슈얼 2,381명을 분석한 Lee·Jeong(2024)의 연구를 소개한 글이다. ↩
-
강혜경·어성연, 「성인기 초기 남성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성 인지와 커밍아웃 경험」, 『가정과삶의질연구』 37권 3호, 2019. 초록. ↩
-
김순남·나영정, 「퀴어생존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실천으로서의 돌봄: 게이 남성을 중심으로」, 『가족과 커뮤니티』 10집, 2024. 초록. ↩
-
친구사이 용어사전, 「아웃팅 / outing」, 2010년 12월 7일. ↩
-
정현희, 「동성애자의 정체성 드러내기와 정보 관리 행동 연구: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이분법을 넘어」,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3. 초록. ↩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