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은어
이쪽, 일반, 탑과 바텀, 식, 끼, 번개, 찜방까지. 한국 게이들이 쓰는 은어의 뜻과 유래,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말과 낮잡는 말을 함께 담았습니다.
게이 은어 한눈에
- 자주 쓰는 말
- 이쪽, 일반, 번개, 탑·바텀
- 낮잡는 말
- 보갈, 호모, 끼순이, 벅차다
- 옛말
- 때짜·마짜·전차, 꽃띠, 더덕
스스로를 부르는 말
이쪽은 게이가 자신이나 같은 처지의 사람을 돌려 부르는 말입니다. 게이라고 소리 내어 말하기
어려운 자리에서 씁니다. "저 사람 이쪽 같아", "너 이쪽 아니지?"처럼 쓰고, 넓게는 성소수자
전반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지금도 흔히 쓰는 말입니다.
일반은 이성애자를 가리킵니다. "쟤는 일반이야"라고 하면 게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반(異般)은 이성애자를 일반(一般)이라 부르는 데 빗대어, 그와 다르다는 뜻으로 만든
말입니다. 처음에는 두 이(二)를 써서 二般으로 적다가 다를 이(異)를 쓰는 異般이 굳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PC통신의 동성애자 모임에서 널리 퍼졌고, 2000년대에는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흔히 썼습니다. 조선 말 종로의 이류 기생을 부르던 이패(二牌)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2010년대 이후로는 쓰임이 크게 줄어, 지금은 이쪽이나 게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이 사이트 이반시티의 이름에 이 말이 남아 있습니다.
헤테로는 이성애자(heterosexual)를 줄인 말입니다. 이성애자 남성은 헤남이라고 합니다.
퀴어는 이성애자가 아닌 성소수자 전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영어로 이상한이라는 뜻의
멸칭이었지만, 지금은 정체성과 자긍심을 드러내는 말로 씁니다.
탑, 바텀, 올
항문 성교에서 어느 역할을 좋아하는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앱 프로필에서는 이 셋을 묶어 포지션이라고 부릅니다.
| 말 | 뜻 | 옛말 |
|---|---|---|
| 탑 (T) | 삽입하는 쪽을 좋아하는 사람 | 때짜 |
| 바텀 (B, 텀) | 삽입받는 쪽을 좋아하는 사람 | 마짜 |
| 올 | 두 역할을 다 하는 사람 | 전차 |
- 텀은 바텀을 줄인 말입니다. "저 텀이에요"처럼 씁니다.
- 올탑은 두 역할을 다 하지만 탑 쪽에 가까운 사람, 올텀은 바텀 쪽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 탑과 바텀은 성관계의 역할만이 아니라 남성적인 사람과 여성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뜻으로 번져 쓰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 셋으로 사람을 나누는 데 의미를 두지 않는 게이도 많습니다.
때짜,마짜,전차는 1990년대 이전에 쓰던 말입니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식과 체형
식은 성적으로 끌리는 외모나 스타일을 말합니다. 식성에서 앞 글자만 뗀 말입니다.
"식이 어떻게 되세요?"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이고, 연애 상대와 섹스 상대 양쪽에
씁니다.
- 노식: 내 스타일이 아닌 사람. "저 사람 노식이야"
- 잡식: 특정한 식을 가리지 않는 사람
- 만식: 누가 봐도 호감을 주는 사람. 만인의 식이라는 뜻입니다
- 올식: 내 이상형에 딱 맞는 사람
식을 말할 때는 체형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앱 프로필과 게시판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말들입니다.
| 말 | 뜻 |
|---|---|
| 말라, 슬림 | 마른 체형. 말라는 마르다에서 온 우리말 표현이고 슬림은 영어 slim에서 온 표현으로, 뜻은 거의 같습니다 |
| 뼈말라 |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체형. 말라와 딱 잘라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
| 스탠 | 평균 체형 |
| 건장 | 골격이 크고 탄탄한 체형 |
| 통 | 통통한 체형 |
| 뚱 | 뚱뚱한 체형 |
| 근육 | 근육이 붙은 체형. 통근육, 근육건장, 슬림근육(슬근)처럼 다른 말과 붙여 씁니다 |
베어는 체모가 많고 덩치가 큰 게이를 가리킵니다. 198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덩치 큰 게이들이 모임을 만들며 생긴 하위문화에서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체모와 상관없이 뚱뚱한 체격의 게이를 두루 베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틱과 일스는 게이 티가 나지 않고 일반처럼 보이는 사람이나 스타일을 말합니다. 둘 다
일반에서 나온 말입니다. "나 오늘 좀 일틱하지 않아?"처럼 씁니다.
걸커는 걸어다니는 커밍아웃을 줄인 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겉모습만 보면 게이인 줄
알 것 같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끼와 기갈
끼는 여성스러움이 과장된 말투나 몸짓을 가리킵니다. "끼가 많다", "끼스럽다", "끼 터진다"처럼 씁니다.
끼순이는 끼가 많은 게이를 부르는 말입니다. 친한 사이에서 농담으로도 쓰지만, 끼가 많다는 이유로 낮잡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기갈의 원래 뜻은 배고픔과 목마름입니다. 게이 사이에서는 "기갈을 부린다"처럼 드세게
성질을 부리거나 끼를 요란하게 떠는 모습을 말합니다. 좋은 뜻으로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강한 기운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만남과 장소
번개는 원래 예정 없이 바로 만나는 일을 뜻합니다. 게이 사이에서는 하룻밤 섹스를 목적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는 일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이나 대화를 위해 모르는 사람끼리 모이는 자리도 번개라고 부릅니다.
데뷔는 게이 모임이나 게이 업소에 처음 나가는 일입니다. "이번에 데뷔했어요"처럼 씁니다.
박타다는 섹스하다를 이르는 은어입니다.
찜방은 보통 찜질방을 줄인 말이지만, 게이 사이에서는 크루징이나 섹스를 하러 가는 휴게텔을
뜻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찜방 문서에 있습니다. 업소는 스스로를 휴게텔이나 사우나라고 부르고, VAYL 플레이스도 이런 곳을
사우나로 분류합니다.
크루징은 공원, 극장, 화장실 같은 공공장소나 게이 업소를 돌아다니며 상대를 찾는 일입니다.
종태원은 게이 업소가 몰린 종로와 이태원을 합친 말입니다. "종태원에서 보자"처럼 씁니다. 같은 동네를 가리키는 속된 이름도 있습니다. 종로3가 낙원상가 입구 쪽 게이바가 몰린 작은 삼거리는 보갈삼거리, 이태원 게이클럽이 모인 골목은 호모힐이라고 불렸습니다. 둘 다 낮잡는 말이 들어간 이름입니다.
벽장, 커밍아웃, 아웃팅
벽장은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않고 지내는 상태를 말합니다. 영어 표현 in the closet(옷장 안에
있다)에서 왔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사는 게이를 벽장 게이라고 부릅니다.
커밍아웃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일입니다. come out of the closet(벽장 밖으로 나오다)에서 왔습니다.
아웃팅은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그 사실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커밍아웃과 달리
당사자의 뜻이 빠져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규범 표기는 아우팅입니다.
낮잡는 말
아래는 게이를 낮잡아 부르는 말입니다. 게이끼리 자조하듯 쓰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쓰면 모욕이 됩니다.
| 말 | 뜻과 유래 |
|---|---|
| 보갈 | 게이를 부르는 비하 은어. 성매매 여성을 낮잡는 갈보를 뒤집은 말로, 1970~80년대 종로의 게이들이 서로를 부르며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쓰임이 크게 줄었습니다 |
| 이조보갈 | 나이 많은 게이를 낮잡는 말 |
| 호모 | 동성애자(homosexual)를 줄인 말로, 동성애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굳었습니다 |
| 끼순이 | 끼가 많은 게이를 낮잡는 말 |
| 벅차다 | 데이트가 잦거나 남자관계가 복잡한 사람을 이르는 말. 벅찬년처럼 속되게 씁니다 |
옛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말입니다.
- 때짜, 마짜, 전차: 1990년대 이전에 탑, 바텀, 올을 부르던 말
- 꽃띠: 게이 모임에서 나이가 젊은 사람. 1990년대 이전에 많이 썼습니다
- 더덕: 여장이나 화장.
드랙이라는 말이 퍼지기 전에 "더덕을 때린다"처럼 썼습니다 - 이반: 지금은
이쪽이나게이로 많이 바뀌었습니다